불탑뉴스 송행임 기자 |
진관사, 16개국 한국전쟁 참전용사 넋 기리다
10월 21일 국행수륙재 회향일 맞아 세계평화 기원
정전 70주년 평화기원 수륙재
총무원장 진우 스님 등 참석
尹 “수륙재 계승에 더욱 관심”
참전용사 위패 모셔 시련의식
조선시대 왕실차원에서 국태민안을 발원하기 위해 설행해온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정전 70주년과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10주년을 맞아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고혼을 기리는 추모의 법석으로 회향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과 서울 진관사(주지 법해)는 10월 21일 진관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정전 70주년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 기원을 위한 수륙재 및 기념식’을 봉행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종회의장 주경 스님, 교육원장 범해 스님, 포교원장 선업 스님 등 종단 주요 스님들, 오세훈 서울시장, 강병원·김병주 국회의원, 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를 비롯한 12개국 대사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진관사 수륙재보존회의 사방요신으로 재의 시작을 알린 행사는 내빈들의 헌향·헌다·헌화로 이어졌다. 부처님 전에 향을 올린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국행수륙재의 무차평등 가치를 강조했다. 스님은 “진관사에서 올리는 국행수륙재가 70여 년 전 한반도에서 죽어간 고혼들의 넋을 달래고 해원함으로써 나라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시발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국행수륙재의 공덕이 하늘을 움직이고 땅과 바다에 두루 전해져 우리 민족은 물론 인류 전체가 화합하고 상생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은 환영사에서 “수륙재는 온 세계의 모든 대상을 차별 없이 청해 공양하는 의례이자 무차평등 정신이 가장 잘 구현된 의례”라면서 “지금도 지구 한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소용돌이가 사그라들기를 기원하며 ‘대자비심으로 꽃피우는 생명과 평화의 기도’로 사부대중의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참전용사들의 넋을 달래는 국제적인 의미가 담긴 만큼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축사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전병극 문체부1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국행수륙재를 통해 우리의 호국불교 정신이 세계시민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길 기대한다”며 “정부 역시 국행수륙재의 가치가 더욱 바람직하게 계승되도록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전국 대사를 비롯해 많은 외국인들도 함께한 자리. 기념식에선 대사들이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각국 희생자들의 위패를 직접 이운하며 의미를 더했다. 16개 참전국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70년 전 6.25전쟁은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는 국가를 하나의 공동체로 모았다”며 “모든 참전국과 대한민국에 평화와 안보, 번영을 기원한다. 전사자와 참전자의 희생이 결코 잊히지 않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이후 기념식은 인로왕번기와 취타대, 영가를 태울 가마 등으로 구성된 봉송행렬의 낮재로 이어졌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주지 법해 스님 등이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고 해탈문을 지나 일주문에서 영가를 맞이하는 시련의식을 올렸다. 집전은 비구니 어산어장 동희 스님과 어산종장 동환 스님 등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