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누구의 책임인가… 민주주의의 꽃을 흔든 선관위의 안일함
민주주의를 말하는 정치인은 많다.
선거 때마다 “국민의 뜻”, “민주주의의 가치”, “공정한 절차”를 외친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말로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은 선거이고, 선거의 핵심은 유권자가 차질 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일이다.
그 책임의 중심에 바로 선거관리위원회가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로 넘길 일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50곳, 투표가 중지됐다가 재개된 투표소도 22곳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시선관위원장도 사퇴했지만, 이것만으로 국민적 불신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MBC NEWS)
선거는 매일 치르는 행사가 아니다.
더구나 지방선거처럼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선거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점검, 비상대응 계획이 있어야 한다.
투표용지 배분은 선거관리의 가장 기초적인 업무다.
어느 투표소에 몇 명의 유권자가 오는지, 사전투표율과 본투표 예상 인원은 어떻게 되는지, 예비 물량은 충분한지, 부족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절차로 즉시 공급할 것인지가 사전에 계획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투표 현장에서 유권자가 기다리고, 투표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면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 자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 상황을 막을 대안과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작성해 선거일 전일까지 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투표용지 준비와 전달은 선관위의 핵심 책무다.
(택스캔버스) 이 기본 책무가 흔들렸다면 책임 역시 명확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하지만 꽃은 저절로 피지 않는다.
공정한 관리, 철저한 준비, 투명한 절차가 뿌리가 되어야 한다.
선관위가 그 뿌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 국민은 당연히 묻는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책임은 위원장 한 사람의 사표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퇴는 책임의 시작일 수는 있어도 끝일 수는 없다.
어느 단계에서 투표용지 수요 예측이 잘못됐는지, 어느 부서가 배분 기준을 정했는지, 현장 보고는 어떻게 전달됐는지, 부족 상황에 대한 비상대응 매뉴얼은 있었는지, 있었다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선관위는 선거의 심판이다.
심판이 흔들리면 경기 전체가 불신을 받는다.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면 그것은 국민 주권의 행사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그 자체로 엄중하다.
정치권도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만 삼아서는 안 된다.
여야 모두 민주주의를 말한다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투표용지 인쇄·보관·배분·예비 물량 확보·현장 긴급 공급 체계까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의 조사와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국민은 완벽한 조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라면 최소한의 기본은 지켜야 한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일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선관위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데 있다.
신뢰는 말로 회복되지 않는다.
책임 있는 조사, 관련자 문책, 재발방지 대책,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다면, 선거관리의 실패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선관위 역시 독립기관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독립성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아니라, 더 높은 공정성과 엄격함을 요구받는 자리다.
국민의 한 표는 행정 편의보다 무겁다.
선거관리의 실패는 국민 주권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누구의 책임인가.
위원장 한 사람의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고쳐야 할 제도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다시 바로 세우는 최소한의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