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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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연금 시기 늦춰진 것은 다행이나, 위험 부담은 누가 지는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위험이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다시 국민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보험료율을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며,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겠다는 방향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2025년 연금개혁으로 보험료율은 기존 9%에서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에 이르고, 소득대체율은 2026년부터 43%로 조정된다.

 

또한 기금 소진 시점도 2056년에서 2071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기금 소진 시기가 늦춰졌다는 점은 분명 다행이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국민 노후의 마지막 안전망이다.

 

그 안전망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생기는 위험과 부담은 과연 누가 지는가.

 

국민연금은 이미 과거 개혁을 거치며 지급개시연령이 단계적으로 60세에서 65세로 올라가도록 조정됐다.

 

국민연금공단도 출생연도에 따라 노령연금 지급개시 연령이 달라진다고 안내하고 있다.

 

문제는 제도상 수급 시기는 늦어지는데, 현실의 노동시장은 그만큼 국민을 오래 품어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정년은 여전히 짧고, 50대 이후 일자리는 불안정하며,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은 소득 단절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결국 국민은 더 오래 보험료를 내고, 더 늦게 연금을 받으며, 그 사이의 소득 공백은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 놓인다.

 

국가는 “기금 고갈을 늦췄다”고 말하지만, 국민은 “내 노후의 빈칸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묻는다.

 

개혁의 숫자는 좋아졌을지 몰라도, 국민 삶의 체감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번 개혁의 핵심 중 하나는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다. 수익률을 높여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추겠다는 방향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수익률을 높인다는 말은 동시에 더 큰 시장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식, 해외투자, 대체투자 비중이 커질수록 수익 기회는 늘지만 손실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그렇다면 운용 실패나 시장 충격이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국민연금 기금은 국민의 돈이다.

 

직장인, 자영업자, 청년, 중장년층이 매달 낸 돈이 모인 사회적 자산이다.

 

따라서 기금 운용의 책임은 정부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위원회가 분명히 져야 한다.

 

수익률 목표만 앞세우고 손실 위험은 국민에게 전가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잘되면 제도 성과, 안 되면 국민 부담”이라는 구조라면 그것은 공정한 개혁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세대 간 신뢰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국민연금을 내면서도 “나중에 받을 수 있겠느냐”는 불안을 안고 있다.

 

중장년층은 은퇴가 가까워졌는데 수급 시기와 보험료 부담 변화에 민감하다. 노년층은 연금이 생활비의 중요한 축이다.

 

어느 한 세대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지킬 수 없다.

 

국민연금 개혁은 단순히 고갈 시점을 늦추는 계산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책임 구조다.

 

보험료를 더 걷는다면 왜 더 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고, 지급 시기를 늦춘다면 그 사이 소득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금 운용 위험을 높인다면 손실 방지 장치와 투명한 감시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에게만 책임을 묻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는 제도의 설계자이고, 정부는 운용의 책임자이며,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에게 부담을 요구하려면 먼저 국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금 소진 시기가 늦춰진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개혁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진짜 개혁은 숫자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미래를 지키려면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위험이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글쓴이 한국탑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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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임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사회부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