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선거가 끝나면 성적표는 남는다.
승리한 쪽은 민심을 얻었다고 말하고, 패배한 쪽은 원인을 분석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 이후 여야의 모습을 보면 국민이 기대하는 반성과 쇄신보다 당대표 거취와 당권 경쟁이 먼저 앞서는 모습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대표 책임론과 당권 경쟁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는 선거로 평가받는다.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지도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덮이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겼느냐 졌느냐보다 국민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정직하게 읽는 일이다.
그런데 선거 직후부터 당내 계파 간 계산과 차기 당권 구도가 앞서면 민심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여당은 여당답게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이 여당에 요구하는 것은 권력 내부의 주도권 싸움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안정과 민생 성과다.
선거 결과를 두고 당내 책임 공방이 커진다면 정부와 여당의 정책 추진력은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방선거 책임론과 전당대회 구도가 맞물리며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야당의 당대표 문제는 단순히 한 사람의 거취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야당을 대안 세력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내부 갈등에 매몰된 정당으로 볼 것인지가 걸린 문제다.
선거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지도부는 분명히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론이 새로운 편 가르기나 계파 싸움으로 흘러가면 국민은 야당에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정당의 당대표는 선거 때만 앞에 서는 자리가 아니다.
공천의 책임, 정책의 책임, 선거 전략의 책임,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지는 자리다.
어려울 때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도 정치이고,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남아 쇄신을 이끄는 것도 정치다.
다만 어떤 선택이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과 절차가 있어야 한다.
지금 여야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책임 없는 책임론’이다.
책임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상대 계파를 밀어내기 위한 명분으로 쓰고, 쇄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다음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구호로 사용한다면 국민은 금방 알아본다.
국민은 정치인의 말보다 행동을 본다. 선거 패배 후 고개를 숙였는지, 민심을 들었는지, 공천과 정책 실패를 냉정하게 평가했는지를 본다.
양당 모두 선거 이후 당대표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잘 풀어야 하는 이유는 당 내부 질서 때문만이 아니다. 정당정치의 신뢰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당대표 문제를 둘러싸고 싸움만 벌이면 국회는 다시 정쟁의 장이 되고, 민생 법안과 개혁 과제는 뒤로 밀린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치는 책임의 예술이다.
이겼을 때는 겸손해야 하고, 졌을 때는 책임져야 한다.
당대표의 거취도, 전당대회도, 당권 경쟁도 모두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반드시 국민이 있어야 한다.
국민 없는 당권 경쟁은 정치가 아니라 권력 다툼에 불과하다.
선거 이후 여야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선거 결과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둘째, 지도부 책임을 투명하게 평가해야 한다.
셋째, 당대표 문제를 계파 간 흥정이 아니라 국민 앞의 쇄신 과정으로 풀어야 한다.
넷째, 새 지도부가 들어서든 기존 지도부가 수습하든 민생과 개혁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국민은 완벽한 정당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잘못했을 때 책임지는 정당, 패배했을 때 변하는 정당, 승리했을 때 오만하지 않은 정당을 원한다.
선거 이후 당대표 문제는 여야 모두에게 주어진 정치적 시험대다.
이 시험을 또다시 계파 싸움으로 낭비한다면 국민은 다음 선거에서 더 냉정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글쓴이 한국탑뉴스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