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칼럼] 거칠어진 외교, 깨어난 일본 그리고 한국의 선택
최근 일본과 중국 사이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다"고 발언하자,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불장난을 하면 들이미는 더러운 목을 주저 없이 베어버리겠다"는 등 외교관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힘든 섬뜩한 막말을 쏟아냈다.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과 무역 보복까지 예고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중국의 거친 압박에도 일본이 전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중국의 이러한 위협은 역설적으로 일본이 그토록 원하던 '보통 국가', 즉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가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 잠재력 면에서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평화헌법에 묶여 전쟁을 할 수 없는 지구상 유일한 나라였다. 국가의 기본 정의가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임을 감안하면, 일본은 미완의 국가였던 셈이다.
그런데 이 족쇄를 풀어주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은 일본을 완전히 정상 국가의 궤도로 올려놓았다.
일본 입장에서 대만의 안보는 곧 일본의 안보다.
대만이 무너지면 일본도 위태롭기에, 일본은 이제 "대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러 간다"는 논리로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일본의 이러한 변신을 강력히 지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 총리와의 만남에서 "우리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이라며 일본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천명했다.
미·일 정상회담 직후 미국의 소셜미디어에는 '일본이 돌아왔다'이라는 문구와 함께 카우보이(미국)와 사무라이(일본)가 악수하는 그림이 돌았다.
과거의 적이 동맹 중의 동맹이 되어 중국을 견제하는 그림이 완성된 것이다.
반면, 중국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중국 외교관들이 늑대처럼 거칠게 물어뜯는 이른바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를 펼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부적으로 그런 강성 발언을 해야 출세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교란 본래 늑대라도 양의 탈을 쓰고 하는 법이다.
겉으로도 늑대처럼 으르렁대니, 세계의 시선은 중국을 경계의 대상으로, 일본을 비교적 우호적인 파트너로 바라보는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의 막말은 일본 내 평화주의자들의 입을 막고, "봐라, 중국이 저렇게 나오니 우리도 힘을 길러야 한다"는 우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우리는 이 냉혹한 국제 정세의 판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국내 언론은 종종 일본을 비판하고 중국을 두둔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세계의 시각은 다르다.
과거 구한말 조선은 세계가 경계하던 러시아 편에 서다가 몰락을 자초했다.
당시 영·미권에서는 차라리 일본이 조선을 장악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을 정도다.
지금 중국이 100년 전 러시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적 감정 때문에 일본이 밉더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은 중국보다 선량한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으며,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
감정에 치우쳐 '나쁜 녀석'의 편에 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전랑'이 짖을수록 일본의 '사무라이'는 부활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섬뜩하지만 분명한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