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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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2482명 ‘명비’ 세웠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 현장 방문 제막

명단 추가 가능하게 여유 공간 마련

지원사항 점검·유가족 감사 오찬도

㈜한국탑뉴스 차복원 기자 |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2482명 ‘명비’ 세웠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 현장 방문 제막

명단 추가 가능하게 여유 공간 마련

지원사항 점검·유가족 감사 오찬도

 

강정애(왼쪽 둘째) 보훈부 장관이 5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시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명비를 제막하고 있다. [보훈부 제공]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2482명 이름이 모두 새겨진 ‘명비’가 우리 정부의 예산 지원 아래 현지에 세워졌다.

 

국가보훈부(보훈부)는 5일(현지시간) 오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시(市)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명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명비는 지난해 7월 말 우리 정부의 예산 9000만 원을 지원받아 완성됐다. 기존 참전기념비 옆에 자리한 명비에는 전사자를 포함해 모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명비가 참전비가 세워진 후 뒤늦게 세워진 이유에 대해 보훈부 관계자는 “과거 에티오피아 공산주의 정권 시절 6·25전쟁에 참전했던 모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기록 등이 소실됐기 때문”이라면서 “최근까지도 6·25전쟁 당시 정확하게 몇 명의 용사가 참전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훈부는 명비 건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다. 명단을 얻기 위해 우리 국방부와 에티오피아 국방부·외교부,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 등이 보유한 기존 자료를 확보한 것은 물론 유가족 등 후손들을 조사했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유가족 중에는 명단 확인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 결과 보훈부는 총 2482명의 참전용사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 등은 6·25전쟁 당시 3518명 이상의 에티오피아 군인이 참전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훈부는 향후 관련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는 이름을 명비에 새길 수 있도록 별도 여유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이날 제막식에 앞서 강정애 장관은 6·25전쟁 참전기념비에서 헌화·참배했다. 행사에는 으스티파노스 겝레메스겔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장, 테페라 느구쎄 부회장을 비롯한 참전용사, 정강 주에티오피아 대사 등이 함께했다.

 

제막식이 끝난 뒤 강 장관은 참전박물관, 참전용사 복지회관 등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시행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시설과 주변환경 개보수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지난해 시작한 이 사업은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현지인의 6·25전쟁 이해도를 높이면서 한·에티오피아의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올 10월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명비 건립을 포함 이 사업에 국비 3억9000만 원을 투입했다.

 

강정애(오른쪽 셋째) 장관이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기념비를 참배하고 있다. [보훈부 제공]

 

이어 강 장관은 겝레메스겔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환담했다. 강 장관은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참전을 결정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지상군을 파견한 유일한 나라로, 대한민국과 혈맹을 맺은 국가”라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전쟁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님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님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전쟁에서 보여주신 투혼과 공헌을 기억·계승하기 위해 노후화된 참전 기념시설 개보수를 비롯해 재방한 초청사업과 현지 위로, 영예금 지원, 후손 장학사업 등 지속적인 국제보훈사업을 추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겝레메스겔 협회장은 “70년 전 에티오피아가 지원했던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지금도 한국 정부와 많은 기업이 우리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지원하고 있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현재 살아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대한민국이 더욱 강한 나라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며 “우리가 70년 전 대한민국이 도움을 요청할 때 최선을 다했듯이 우리 후손들도 만약 대한민국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대를 이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초청해 감사 오찬도 했다. 아디스아바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오찬에는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 감사패 수여, 이달의 전쟁영웅 선정패 전달,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및 물품 수여 등이 이뤄졌다. 이달의 전쟁영웅 선정패는 2017년 8월 이달의 6·25전쟁 전쟁영웅으로 선정된 고(故) 구르므 담보바 에티오피아 육군 이등병의 딸 트르프네시 구르므 담보바 씨가 받았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님들의 활약으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만큼,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그 위대한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게 지급되는 영예금을 기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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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복원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정치부, 사회부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