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1 (목)

검색창 열기

칼럼

[허인기자 정치 칼럼] 통일교 의혹과 ‘특검의 특검’, 정치의 신뢰를 묻다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를 향해 통일교와의 연계 가능성을 거듭 주장하며 특검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허인기자 정치 칼럼] 통일교 의혹과 ‘특검의 특검’, 정치의 신뢰를 묻다

 

▲허인기자

 

민주당이 제기한 통일교 연루 의혹과, 이를 둘러싼 정부·여당의 반발은 또 한 번 한국 정치가 ‘특검 정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를 향해 통일교와의 연계 가능성을 거듭 주장하며 특검 필요성을 제기한다. 반면 여당은 “정치적 공격을 위한 프레임 조작”이라며 이를 단호히 부인하고, 오히려 민주당의 공세 자체를 “특검이 필요할 만큼의 정치적 공작”이라고 규정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공방에서 여야가 서로를 향해 ‘특검을 특검해야 한다’는 모순된 요구까지 등장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 개인의 의혹을 정치적 진실 규명의 문제로 본다.

검찰총장·법무부 장관을 거쳐 정치 전면에 등장한 인물인 만큼, 검찰 권력이 사적으로 활용됐는지, 특정 종교단체와 공권력 간 연결고리가 존재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의 문제의식은 ‘권력 견제의 필요성’에 초점을 둔다.

 

반면 여당의 논리는 전혀 다르다. 통일교 의혹 제기는 사실 확인 없는 정치공세이며, 근거 없는 주장으로 상대 정당의 대표를 흠집 내는 과정 자체가 “특검감”이라는 것이다. 여당은 민주당이 야당의 힘을 이용해 ‘특검 남발’의 전형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오히려 통일교와 민주당 내부 인사들의 과거 인연을 더 주목해야 한다는 역공까지 이어진다.

여당의 프레임은 민주당의 제기 자체를 ‘정치적 의도’로 규정함으로써 특검 요구의 정당성을 무력화하려는 데 있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히 통일교 의혹이 사실인지, 한동훈 대표가 관련됐는지를 넘어선다.

정치권이 얼마나 신뢰를 잃었는지, 그리고 ‘특검’이라는 제도가 언제든지 상대를 겨누는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여야 모두 진실 규명을 말하지만, 정작 서로가 제시하는 특검은 상대를 겨누는 창이다.

 

정치의 핵심은 신뢰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의 특검 공방은 신뢰 회복이 아니라 서로의 신뢰를 더욱 깎아내리는 도구가 되고 있다.

통일교 의혹이든 특검 공방이든,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일이지 정치적 무기 경쟁이 아니다.

여야 모두 ‘특검’이라는 제도보다 더 필요한 것은 정치의 신뢰를 되살릴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프로필 사진
송행임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사회부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