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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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나가 모자랄 때, 행복은 떠난다

㈜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하나가 모자랄 때, 행복은 떠난다

김부조(시인·칼럼니스트)

 

 

며칠 전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읽을거리 하나를 만났다. 우리의 사자성어 ‘안빈낙도(安貧樂道),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왕과 요리사 사이에 벌어진 짧은 이야기였다. 단순한 일화처럼 보이지만, 읽고 난 뒤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교훈을 안겨주었다.

 

먼 옛날,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왕이 있었다. 그러나 왕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어느 날 왕은 주방 근처에서 한 요리사가 휘파람을 불며 채소를 다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의 얼굴에는 근심 대신 여유와 기쁨이 깃들어 있었다. 왕은 요리사를 불러 행복의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요리사는 이렇게 답했다.

 

“폐하, 저는 말단 요리사에 지나지 않지만 아내와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있고, 또 늘 웃게 해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많지 않습니다. 비바람을 피할 방 한 칸과 배를 채울 따뜻한 음식이면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가족은 제게 세상을 살아갈 힘을 줍니다.”

 

요리사를 물러 보낸 왕은 현명하다고 알려진 한 재상을 불러 이 이야기를 전했다. 재상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폐하, 그 요리사는 아직 ‘99의 노예’가 되지 않았습니다.”

 

왕이 의아해하며 그 뜻을 묻자, 재상은 가죽 주머니에 금화 99개를 담아 요리사의 집 앞에 놓아보라고 권했다. 그날 저녁, 왕의 명을 받은 신하는 몰래 금화가 든 주머니를 요리사의 집 앞에 두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온 요리사는 그 주머니를 발견하고 금화를 세기 시작했다. 금화는 정확히 99개였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혹시 하나를 잃어버린 건 아닌지 집 안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금화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생각했다.

 

‘열심히 일해서 한 닢을 더 벌어야겠어. 100개를 채워야지.’

 

그날 밤 금화를 찾느라 잠을 설친 요리사는 다음 날 늦잠을 잤고, 그 분노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쏟아졌다. 자신을 깨우지 않아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아침 식사도 거른 채 출근해 미친 듯이 일에 매달렸다. 어제까지 흥얼거리던 노래와 휘파람은 온데간데없었다.

 

왕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크게 놀랐다. 금화가 생겼는데도, 요리사는 더 행복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불행해 보였기 때문이다. 왕이 그 이유를 묻자 재상은 이렇게 답했다.

 

“폐하, 그는 이제 ‘99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한 단 하나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소모하는 사람이 바로 ‘99의 노예’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 편의 동화처럼 보이지만, 물질만능주의가 일상이 된 오늘의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을 성공자로 치켜세우는 사회에서, 홀로 만족을 선택한다는 일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욕심이 우리를 짓누르고, 그 욕심 때문에 삶이 무거워지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우리는 한 번쯤 멈춰 서야 한다.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이 과연 행복을 키워주고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를 옭아매는 사슬이 되고 있는지 돌아볼 용기가 필요하다.

 

욕심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집착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욕심과의 싸움은 훨씬 수월해진다. 이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언젠가는 욕심을 내려놓음으로써 오히려 삶이 풍요로워지는, ‘기적 같은 날’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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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임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사회부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