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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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호르무즈 해협의 선택, 한국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의 선택, 한국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한국탑뉴스 발행인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계 에너지의 ‘목줄’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국제 정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의 상당량을 이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장한다.

국제 해상 안전을 확보하고 에너지 수송로를 지키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해협의 봉쇄나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막대하다.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에게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류 차질은 곧 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익이 걸린 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해상 안전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이다.

한국이 군사적 형태로 개입할 경우, 특정 진영에 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외교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의 외교적 균형은 한국에게 중요한 자산이다.

자칫 한쪽에 치우친 선택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명분’이다.

한국의 참여가 자국민 보호와 국제법적 정당성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동맹 압박에 따른 선택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국민적 합의 없는 군사적 개입은 언제나 논란을 낳는다. 과거 해외 파병 사례에서도 보듯, 명확한 목적과 범위, 그리고 철수 기준이 설정되지 않으면 정치적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접근은 ‘조건부 참여’에 가깝다.

해상 안전 확보와 자국 선박 보호라는 제한된 목적 아래, 국제법과 다자 협력 틀을 기반으로 움직여야 한다.

독자적 군사 개입보다는 국제 연합 또는 다국적 협력체계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외교적 채널을 통해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은 더 이상 주변국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과 안보 구조 속에서 일정한 책임을 요구받는 국가다. 그러나 그 책임이 곧 무조건적인 개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참여하느냐’다. 원칙 없는 참여는 위험하고, 준비 없는 중립은 무책임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한국 외교와 안보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감정이 아니라 전략으로, 압박이 아니라 원칙으로 판단해야 할 때다. 한국의 선택은 단순한 참여 여부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어떤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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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임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사회부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